가을이 되고 벽창호에 신선한 바람이 감돌 때가 되면 가끔씩 땡땡이를 치고 청계천 주변에 저희 회사에서 가까운 광화문 우체국에서 창밖의 은행잎을 바라 보면서 기쁜 마음으로 친구와 함께 읽어 보고 싶던 시가 있습니다. 바로 유치환의 행복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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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하늬바람의 가벼운 터치와 아름다운 날씨와 밝고 푸른 햇살과 잘 매치되는 노 시인의 아름다운 운율입니다. 이 시를 음미하면서 잊고 지내던 아름다운 얼굴들, 사랑을 쉬고 있는 그리운 친구들의 모습들을 찬찬히 되돌아 보게 됩니다. 역시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는 시간들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욱 행복해지는 비결임을 깨달으면서 말입니다.


용필친구여가 친구들과 어깨를 걸고 불러 제기고픈 노래라면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은 그들 앞에서 눈을 지긋이 감고 혼자서 분위기 잡아 보고픈 노래입니다. 물론 저도 패키김과 길옥윤의 세대는 아닙니다. 그녀는 제가 경민이만큼 어렸을 때 전성기를 누리던 원로 여가수이고 지금도 왕성히 가창력을 자랑하는 여가수의 지존입니다. 고국의 풍경과 함께 이 노래의 향수와 추억에 잠기시고 싶은 분들께서는 한 번 클릭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oQe6FsPcgPM


이처럼 가을은 기쁨과 희망으로 다가 와서 추억과 노스탤지어로 지내다가 황금빛 만추의 쓸쓸함과 함께 사라집니다. 본질에 있어 크게 변한 것이 없슴에도 마음은 위축되고 뭔가 크게 상실한 듯한 느낌이 늦가을의 삭풍과 함께 우리를 감싸게 됩니다. 아마 인생도 길게 보아 이 한 계절인 가을과 많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받고 있슴에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사랑함에서 오는 기쁨도 잊은 채 환경에서 오는 불안감만 붙들고 인생을 늦가을로 만들어 가며 사는 게 아는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사랑을 인식하게 되는 것, 사랑을 생각하게 되는 것, 그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 바로 목장 모임이 가져다 주는 큰 유익들입니다. 사람들간에서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하나님과의 사랑 안에서 말입니다.


쉴만한 목장은 지난 주 금요일 저녁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저희 집에서 정겨운 모임을 가졌습니다. 최장로님과 안권사님께서 아이스크림을 한 다발 안고 오셔서 감칠맛이 더하여졌고 강경남, 정수복 성도님 가정과 박승종 성도님 가정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도착하여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기도와 간증으로 채워지는 풍성한 이야기의 성찬이 있었습니다. 돌아 가면서 기도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또 어떠한 경우에 기도하였고 기도로부터 응답을 받기도 하였는지 진솔하고 유익한 의견들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기도란 하나님과의 쌍방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권사님의 말씀이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오랜만에 목장 후기를 쓰면서 가을은 그냥 풍성함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 결실을 맺어 일용할 양식으로 돌아옮을 보여주는 절기. 이 풍성함 속에서 또한 그냥 감사하고 기뻐하면서 살아 가면 될 것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만추에 곳간에 무엇이 있든 무엇이 없든 결국 다시 봄은 오고 초가을도 오는 것이기에 말입니다. 그 마음의 풍성함이 영혼과 육신의 강건함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