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고 벽창호에 신선한 바람이 감돌 때가 되면 가끔씩 땡땡이를 치고 청계천 주변에 저희 회사에서 가까운 광화문 우체국에서 창밖의 은행잎을 바라 보면서 기쁜 마음으로 친구와 함께 읽어 보고 싶던 시가 있습니다. 바로 유치환의 ‘행복’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초가을 하늬바람의 가벼운 터치와 아름다운 날씨와 밝고 푸른 햇살과 잘 매치되는 노 시인의 아름다운 운율입니다. 이 시를 음미하면서 잊고 지내던 아름다운 얼굴들, 사랑을 쉬고 있는 그리운 친구들의 모습들을 찬찬히 되돌아 보게 됩니다. 역시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는 시간들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욱 행복해지는 비결임을 깨달으면서 말입니다.
이처럼 가을은 기쁨과 희망으로 다가 와서 추억과 노스탤지어로 지내다가 황금빛 ‘만추’의 쓸쓸함과 함께 사라집니다. 본질에 있어 크게 변한 것이 없슴에도 마음은 위축되고 뭔가 크게 상실한 듯한 느낌이 늦가을의 삭풍과 함께 우리를 감싸게 됩니다. 아마 인생도 길게 보아 이 한 계절인 가을과 많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받고 있슴에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사랑함에서 오는 기쁨도 잊은 채 환경에서 오는 불안감만 붙들고 인생을 늦가을로 만들어 가며 사는 게 아는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사랑을 인식하게 되는 것, 사랑을 생각하게 되는 것, 그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 바로 목장 모임이 가져다 주는 큰 유익들입니다. 사람들간에서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하나님과의 사랑 안에서 말입니다.
쉴만한 목장은 지난 주 금요일 저녁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저희 집에서 정겨운 모임을 가졌습니다. 최장로님과 안권사님께서 아이스크림을 한 다발 안고 오셔서 감칠맛이 더하여졌고

저도 쉴만한 목장에 풍성한 나눔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